정규리그 상대전적 2승2패. 말이 2, 3위이지 사실상 전력 차이는 없다. 3위 대한항공은 신유빈이 시즌내내 빠졌지만 2위 삼성생명은 정규리그 막판부터 국가대표 에이스 이시온이 허리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2위가 낫다는 말보다는 ‘3위가 2승으로 챔프전에 갈 수 있다’는 말이 더 자주 들렸다. 결과는 삼성생명의 역스윕승. 처음 두 매치는 대한항공이, 나머지 세 매치는 삼성생명이 따내며 플레이오프가 한 판으로 끝났다. 

o 삼성생명(감독 유남규)은 26일 경기도 수원의 탁구전용경기장 스튜디오T(광교씨름체육관)에서 열린 2022 두나무 한국프로탁구리그(KTTL) 여자 코리아리그 플레이오프에서 대한항공(감독 강희찬)을 풀매치 접전 끝에 매치스코어 3-2, 역스윕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28일 오후 2시 정규리그 1위 포스코에너지와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포스코는 1승만, 삼성은 2승을 거둬야 프로탁구 원년 챔프가 될 수 있다. 삼성생명은 이미 남자팀이 정규리그 1위로 남자 코리아리그 챔프전에 올라 있는 까닭에 남녀가 동시에 ‘어우삼(어차피 우승은 삼성)’에 도전하게 됐다. 

o 프로탁구 포스트시즌은 접전의 대명사가 된 듯싶다. 이날까지 7번의 경기에서 4번이나 풀매치 접전이 나왔기 때문이다. 삼성생명과 대한항공의 접전은 이미 예견됐다. 삼성이 이기면 3-2, 대한항공이 이기면 3-1이 예상됐다. 삼성은 3, 5매치가 유리했고, 대한항공은 이은혜-김하영 원투펀치가 뛰는 1, 2, 4치에서 우세를 보였다. 삼성으로서는 1, 2, 4매치 중 한 경기를 잡아야 3-2가 가능했던 것이다. 

o 삼성생명은 부상으로 빠진 이시온을 대신해 ‘19세 서효원’ 변서영을 에이스로 내세웠다. 변서영은 1매치에서 국가대표 김하영을 상대로 끈질긴 수비를 바탕으로 선전했으나 0-2(7-11 5-11)로 패했다. 공격 일변도가 아닌 다양한 플레이로 변서영의 수비를 흔든 김하영의 노련미가 빛났다. 이어 대한항공의 에이스 이은혜는 김하영의 승리에 화답하듯 삼성 김지호를 2-0(11-5 11-6)으로 간단히 돌려세웠다. 매치스코어 2-0. 분위기가 대한항공 쪽으로 확 기울었다. 승리하면 기세를 몰아 27일 2차전도 유리해지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o 하지만 대한항공의 기세는 여기까지였다. 3매치 복식에서 리그 최강인 삼성의 최효주/김지호 조가 대한항공의 김하영/정은송 조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며 2-0(11-7 11-6)으로 제압했다. 이는 예상됐던 일. 이변은 바로 다음에 발생했다. 변서영은 4매치 에이스 대결에서 정규리그 다승 1위 이은혜를 상대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신들린 듯한 수비플레이를 펼쳤다. 이은혜의 빠르고 강한 공격을 끊임없이 받아내며 실수를 유발했으며, 기회가 생길 때마다 날카로운 반격으로 득점을 모아갔다. 특히 허를 찌르는 백핸드 반격은 수비탁구의 묘미를 느끼게 만들었다. 초접전이었던 1게임을 14-16으로 내줬지만 이후 두 게임을 11-7 11-5로 따내며 역전승을 따냈다.  

o 원래 경기가 3-2 대 3-1이었던 까닭에 사실 승부는 4매치에서 끝난 셈이었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였던 삼성의 최효주가 대한항공의 정은송에 비해 객관적인 기량에서 크게 앞섰다. 또 삼성은 5매치에서 6승1패를 기록했는데, 이중 최효주가 3승무패로 ‘엔딩요정’ 노릇을 톡톡히 했다. 정은송이 기대 이상으로 잘하고, 큰 게임에 약한 최효주가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 한 최효주의 승리가 유력했다. 최효주는 1게임 초반 정은송에게 초반 4점을 내리 허용하는 등 경기 내내 고전하며 그 희박한 가능성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닌가 싶었지만 결과는 2-0(11-8 12-10)이었다. 최효주가 고비마다 노련한 플레이와 강력한 포핸드 톱스핀으로 중요한 점수를 따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끝>

[26일 KTTL 전적]

□ 여자 코리아리그 플레이오프(6시)

◆ 삼성생명(정규리그 2위) 3-2 대한항공(3위)

1매치: 변서영 0(5-11 7-11)2 김하영

2매치: 김지호 0(5-11 6-11)2 이은혜

3매치: 최효주/김지호 2(11-7 11-6)0 김하영/정은송 

4매치: 변서영 2(14-16 11-7 11-5)1 이은혜

5매치: 최효주 2(11-8 12-10)0 정은송